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Тоталитарный рэп(전체주의적 랩) - Алиса(알리사)

Gavriil 2023. 7. 30. 16:25

https://www.youtube.com/watch?v=djTKINIy7JI 

 

알리사는 1983년 피테르에서 결성된 락밴드입니다. 현재는 리더인 콘스탄틴 킨체프가 유명하지만, 원래는 스뱌토슬라프 자데리(Святослав Задерий)가 결성한 밴드입니다. 자데리는 자신의 기존 밴드가 와해된 뒤 인맥을 동원해 다른 연주자들을 끌어 왔습니다. 이후 2회 레닌그라드 락 페스티벌에서 첫 공식 공연을 가졌는데, 여기서 킨체프는 처음으로 알리사를 만났습니다.

이후 1984년 기존 보컬이었던 보리소프가 나가게 되면서 자데리가 킨체프를 데리고 왔고, 그가 작곡한 '우리는 함께다(Мы вместе)' 및 나의 세대(Моё поколение)' 등이 '젊은이들의 찬가'로 유명세를 타게 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킨체프는 무대에서 활약을 선보이며 유망한 프론트맨으로 자리매김하였고, 1985년 그 유명한 트로필로의 제작 하에 첫 카세트 앨범 "에네르기야(Энергия)"를 발매합니다.

이후 1986년 자데리가 밴드를 떠나며(당시 레닌그라드 락 클럽과 '상업화' 관련 마찰을 좀 빚은 게 원인. 킨체프 등 멤버들하고는 별 불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데리는 이후 레닌그라드 시절 데데테에 합류할 뻔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합니다. 이후 자데리는 "나테(Нате!)" 등 밴드를 결성하였으나 다시 해체하였고, 음악 활동을 계속하다 2011년 심장 발작으로 사망합니다. 첫 심장 발작은 2008년 있었고, 이후 금전 사정이 좋지 않아 알리사의 멤버들이 돈을 좀 보태주고 자선 콘서트도 열렸다고 합니다.) 킨체프는 리더가 되었고, 이후 1987년 "블록-아다(БлокАда: 중의적인 이름입니다. '바리케이드Блокада'로 읽을 수도 있고, '지옥 구역Блок Ада'으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및 1989년 "여섯 번째 숲지기(Шестой Лесничий)" 앨범을 발매합니다.

개인적으로 전 90년대 이후 킨체프나 알리사 작품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BTS는 아미, 알리사는 아르미야라고 하죠. 그 유명한 아르미야 알리사가 날 때려 죽인다고 해도 의견 취하는 없습니다). 전 킨체프처럼 열혈 슬라브주의자도 아니고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방도 반대하니까요. 두렌 앨범 이후 알리사 곡들은 류베마냥 애국주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에네르기야-블록아다-숲지기 앨범은 좋아합니다. 아니, 아주 죽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주의 랩"은 1987년 "블록-아다" 앨범 제작 중 가사를 완성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트로필로 주관 하에 슈사리(Шушары) 지역에서 개최된 락-니바(Рок-Нива) 페스티벌 당시 30세 생일을 맞은 유리 셰프추크는 동료들이 생일을 축하해주는 자리에서 "혁명(Революция: 80년대 중반 데데테의 18번이었던 노래. 명곡입니다.)"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킨체프도 자신의 "전체주의 랩"을 처음 공개했다고 합니다. 88년 라이브에서 보듯 원래는 좀 더 랩다웠는데 89년 앨범에서는 메탈에 가깝게 편곡되었습니다. 이후 1988년 "여섯 번째 숲지기" 세션 당시 녹음하였는데, 당시 기타리스트였던 샤탈린이 킨체프와 싸우다 울컥하여 잠시 밴드를 박차고 나간 시절이 있었고(킨체프: 임마 샤탈린! 기타 리프 좀 길게 잡지 마! / 샤탈린: 코스탸 이 파시스트 새꺄! 완전 히틀러나 다름없네! 나 나간다!) 이 때 임시 대타로 들어와 기타를 잡은 사람이 이후에도 알리사에 남게 되는 이고리 추미치킨입니다. 추미치킨의 기타 실력에 킨체프가 아주 만족했다는 후문이 전해집니다.

 

"여섯 번째 숲지기"는 1989년 발매되었으나 당시 종이와 셀로판지가 전국적으로 부족한 일이 생겨서 본의 아니게 한정판으로 유포되었고, 이 도발적인 제목의 노래는 (아무리 페레스트로이카 시절이라도 대놓고 올리기엔 좀 그랬는지) "툴-툴-툴"(тыр-тыр-тыр: 의성어입니다. 트랙터 소리 등.)라는 제목으로 앨범 커버에 실립니다. 물론 라이브 당시에는 대놓고 "전체주의적 랩"이라는 제목을 사용하였고, 상당히 도발적이면서도 끌리는 문구였던지라 이후 저널리스트들도 많이 사용하는 문구가 되었습니다.

곡 자체는 딱 보면 뭘 비판하고 뭘 풍자하는 건지 감이 오실 겁니다.(이 곡이 수록된 '여섯번째 숲지기' 자체가 당시 고르바초프와 페레스트로이카 및 소련 체제에 대한 전반적 비판을 다룹니다. 심지어 저 '여섯번째 숲지기'는 6대 서기장 고르바초프를 겨냥했다는 게 정설입니다. 일단 멤버들은 아니라 그랬지만 ㅋ) 90년대 이후 슬라브 애국주의에 흑화(?)되어 파시스트라는 말까지 듣는 킨체프의 노래라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싶긴 한데, 어쨌든 킨체프 본인은 이 노래가 반사회주의를 다루는 것이냐, 파시즘에 우호적인 자신의 성향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물어본 인터뷰 질문에 "사실 아닙니다. "전체주의 랩" 노래의 타깃은 따로 없습니다.이 노래가 말하는 것은 우리 나라 그리고 다른 나라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생각해 봅니다. 한 세기에 있어 몇 번 정도 괴물이 천국에서 지상으로 내려옵니다. 이 괴물을 사람들을 끊임없는 공포로 몰아넣는 정권을 내세웁니다. 이 곡은 그런 정권에 대해, 인권을 위한 시도에 대해, 자유의 결핍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민주주의가 결여된 사회를 말이지요. 20세기에 그런 괴물로는 히틀러나 마오가 있죠. 이 나라에는 스탈린이 있었고요(На самом деле это не так. «Тоталитарный рэп» не имеет какого-то конкретного адресата. То, о чем в ней говорится, было и у нас, и в других странах. Я представляю себе так: несколько раз в столетие с небес на землю ниспосылается этакий монстр. Он устанавливает режим, который держит людей в постоянном страхе. И эта песня как раз о таком режиме, о презрении прав человека, об отсутствии свободы — об обществе, лишенном демократии. В XX веке этими монстрами были Гитлер, Мао Цзедун… У нас — Сталин)"라고 답했습니다.

노래 중간에 보면 가사 사이사이로 당시 레닌그라드의 동료 락밴드의 이름을 집어넣은 게 보일 겁니다. ('아크바리움', '주파르크', '키노' 등등 - '게임'은 '스트란니예 이그리Странные игры'를 말합니다) 그런데 '키노'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원래 가사는 "키노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아(я не хочу говорить)"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팬들의 질문이 종종 있었고, 킨체프는 "당시 내가 정말로 영화 한 편을 찍었고, 이게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런 감정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지금은 다 가라앉았다"라고 답했습니다. 일단 당시 영화를 찍었던 게 사실이긴 합니다만 좀 더 찾아본 바로는 이렇습니다.


일단 킨체프는 초이의 '45' 시절부터 키노의 곡을 따라가던 사람이었습니다. 초이가 피테르에 살던 시절에는 그렇게까지 친하진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고 초이가 모스크바에서 살게 된 80년대 중후반부터 두 사람은 상당히 친하게 지냈습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정도로 말이죠. ("밤" 앨범 이후 "마지막 영웅"으로 넘어가는 시기 나타난, 이른바 초이의 "반항적인" 스타일의 노래들은 킨체프의 영향에서 나왔다는 마리안나 초이의 증언 등). 두 사람은 부엌에 같이 앉아 서로 노래를 해주기도 했죠. 키노의 마지막 앨범에 실린 '빨갛고 노란 나날들'은 두 사람의 자리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유명한 유작 '아타만'도 초이가 '이건 킨체프의 곡에 더 가깝다'라는 이유로 녹음을 꺼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키노가 초이의 전부는 아니었죠. 초이와 친했다고 해서 그게 카스파랸이나 구리야노프, 티호미로프 등 다른 키노 멤버들과 친했다는 말은 아니고, 이들과는 오히려 약간 불편한 관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런 '저격'이 나온 겁니다. 이후에는 좀 중립적인 문장 - 어쩌면, 불의의 사고로 해체되어버린 키노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문장으로도 읽을 수 있는 - 으로 가사를 수정하게 됩니다.

 

아니면 이렇게 복잡하게 갈 것도 없이, 키노의 보셰툰마이에 나오는 가사 중에서 "все говорят, что мы вместе, все говорят, но немногие знают в каком" (다들 우리는 함께라고 말하는데, 다들 우리가 어딘지는 모른다고 말하지)에 대한 일종의 화답일지도 모르겠군요. "우린 함께다"(мы вместе)는 에네르기야 1번 트랙으로 텔레비조르가 떠오르는 알리사 극초기 시절 노래 중 가장 히트를 쳤던 노래 중 하나입니다.

 

*

 

DONNERWETTER!

(* 독일어. 직역하면 "천둥"이란 뜻인데 현대 들어서는 일종의 욕설이나 감탄사로 더 많이 쓰입니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вам не ха-ха,
전체주의 랩, 우리에게 그것은 그저 웃음거리가 아니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факт.
전체주의 랩, 그것은 '사실'이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сформирован годами
전체주의 랩은 수많은 세월에 걸쳐 형성되었다
Под вой сирен и лай собак.
사이렌이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 아래로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вариант
전체주의 랩, 그것은 변형이다
Реконструкции церкви под склад.
교회를 창고로 재건설하는 방법의
(* 1920년대 반종교 캠페인의 여파로 당시 소련의 많은 교회들이 문을 닫거나 해체되던 것을 말함. 소비에트 궁전의 사례처럼 아예 건물을 해체하는 경우도 있었고, 창고나 클럽 등으로 개조하여 재사용하기도 함)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танец:
전체주의 랩, 그것은 춤이다
Шаг вперед, два шага назад.
한 발짝 앞으로, 두 발짝 뒤로
(* 1904년 레닌이 저술한 책 "한 발짝 앞으로, 두 발짝 뒤로(우리 당의 위)Шаг вперёд, два шага назад (Кризис в нашей партии)" 인용)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эквилибр,
전체주의 랩, 그것은 외줄타기 곡예사이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акт,
전체주의 랩, 그것은 법령이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абстрактный пряник
전체주의 랩, 그것은 추상적인 당밀과자요
(* 러시아에서는 '채찍과 당근'이라는 표현 대신 '채찍과 당밀과자(кнут и пряник)'라는 표현을 사용)
И совершенно конкретный кулак.
아주 구체적인 주먹이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эксперимент
전체주의 랩, 그것은 실험이다
По перестройке сознания масс.
대중의 마음을 '개조(페레스트로이카)'하는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голос:
전체주의 랩, 그것은 목소리이다
— Предъявите ваш аусвайс!
"신분증를 제출하라!"
(* Ausweis. 독일어로 신분증)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Аквариум»
전체주의 랩, 그것은 '수족관'이다
Для тех, кто когда-то любил океан.
한때는 바다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을 위한 곳이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Зоопарк»,
전체주의 랩, 그것은 '동물원'이다
Если за решеткой ты сам.
그 곳에서 그대는 철창 뒤로 갇혀 있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Аукцион»,
전체주의 랩, 그것은 '경매장'이다
Где тебя покупают, тебя продают.
그 곳에선 그대가 사들일 수도 있고 사들여질 수도 있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Джунгли»,
전체주의 랩, 그것은 '정글'이다
В которых, как ни странно, живут.
참으로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 곳에서 살아간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Телевизор» —
전체주의 랩, 그것은 '텔레비전'이다
Он правит нами, он учит нас жить.
텔레비전은 우리 위로 군림하며,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친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Кино»,
전체주의 랩, 그것은 '영화관'이다
Но о «Кино» я не могу говорить.
하지만 난 그 '영화관'에 대해선 말을 할 수가 없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Игры» под током,
전체주의 랩, 그것은 전자 '게임'이요
Этакий брейк-данс.
그러한 브레이크 댄스이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дискотека,
전체주의 랩, 그것은 디스코테카이다
Где крутит свои диски пулеметчик Ганс.
그 곳에선 기관총 사수 한스가 음반을 돌려댄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старый, как мир, «Аттракцион»,
전체주의 랩, 그것은 '유흥시설'이다
Но он жив и теперь.
이 세상만큼이나 오래되었지만 아직 살아 계속되고 있다
И комнату смеха от камеры пыток
그리고 고문용 새장에서 나온 거울의 방을
(* 고문용 새장: 죄수를 가두어 놓고 매달아 두는 거대한 새장 / 거울의 방: House of mirrors. 유원지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거울을 이용한 미로 시설)
До сих пор отделяет лишь дверь.
문은 여전히 갈라놓고 있다
И гласность имеет свой собственный голос,
그리고 이 '개방(글라스노스트)'적인 사회는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Но за гласностью негласный надзор.
비밀 경찰은 여전히 이 '개방적인 사회'를 감시하고 있다
И если тебя выбирают мишенью,
그리고 만약 그대가 사격의 표적이 된다면
То стреляют точно, в упор.
그들은 그대에 대고 직격으로 총을 발사할 것이다

Тоталитарный реп — это модель общества глухонемых.
전체주의 랩, 이는 그저 귀머거리 사회 체제의 모형이다
И если они вдобавок плохо видят, то это только лучше для них.
만약 덧대어 안 좋게 보인다면, 그들에겐 그저 더 좋기만 할 뿐이다
Вы скажете мне: «Что за поза? Вы, батенька, максималист!»
그대는 나에게 물어볼 지도 모르네, "어째서 그런 태도를 보이는가, 그대는 과격주의자로군!"
Я отвечу вам: «Что вы, мой фюрер, я просто антифашист!»
그럼 나 그대에게 대답하리, "그럴 리가 있습니까, 나의 총통(führer)이시여, 전 그저 반파시스트주의자일 뿐입니다!"

Раз-два, тыр-тыр-тыр.
하나, 둘, 툴-툴-툴
Раз-два, у нас новый командир.
하나, 둘, 새로운 지휘관이 납신다